함석헌

함석헌 선생과 한국역사

와단 2009. 2. 18. 05:29

함석헌 선생과 한국역사




김 동 길




  꼭 읽어야 할 「뜻으로 본 한국역사」


  오늘 대구에 와서 여러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은 함석헌 선생님을 생각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선생님 생각을 하니까 즐겁습니다. 선생님이 우리 역사 속에 살고 가신 것이 제 생각엔 굉장히 즐거운 것입니다. 그 어른이 계셨기 때문에 한국이 오늘 이만큼 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가끔 듭니다.

  어떤 미국사람이 책을 쓰기를 ꡒ내가 아는 것은 다 유치원 때 배운 거다ꡓ 그런 책을 써서 한 때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지만, 제가 말하는 거 거의가 다 함선생님께 배운거기 때문에, 사실은 함선생님이 가시고 나서는 저는 별 발전이 없습니다. 선생님이 왜 좋은 분이셨는가 하면은, 선생님을 뵈면 마음이 시원하고 걱정이 없습니다.

  무슨 일을 만나도 선생님은 걱정을 하는 분이 아니고, 그걸 이겨내실 힘을 간직하고 계신 분으로 저에게는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가셨지만 계속 선생님은 가까이 계신 것 같애요. 이게 이렇게 돼서 되겠는가, 그러면은 선생님은 ꡒ글쎄 뭐, 그럴 수도 있지ꡓ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선생님도 젊어서 역사를 공부하면서, 역사를 가지고 우리를 많이 가르쳐주셨습니다. 그 어른이 쓰신 책 중에 물론 스물 몇 권 전집이 나와 있지마는, 우리가 대학생 때 내 친구 중 하나가 송석중씨라고, 그 아버님이 송두용씨인데, 그 친구가 옛날 김교신 선생님이 만드신 ꡒ성서조선ꡓ을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걸 얻어다 보니까 거기에서 함석헌 선생님의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가 연재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책으로 나오기 훨씬 전에 열심히 읽어 봤지요. 아주 감동적이더라구요. 선생님은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도 시작을 하셨는데, 워낙 바쁘게 지내시느라고 시간이 없어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는 정리를 못하시고 가셨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하면은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는 제목을 바꾸어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가 됐고, 선생님은 처음에는 이 책이 특색이 없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다가  「뜻으로 본 …」하는 것도 좋지, 양보를 잘 하시니까 양보를 해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가 나왔고, 그 책은 물론 사법고시 같은 걸 준비하는 사람들이 봐야할 책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한국인으로서는 누구나가 꼭 읽어야 할 한국역사에 관한 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근래에 와서는 한국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천관우씨를 비롯해서, 세상을 떠났지만,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상당히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 책은 한국인과 한국역사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을 주는, 도움과 자극을 주는 그런 책이라고 그이들도 얘기를 했습니다. 왜그런가 하면은 선생님의 사관, 서양에 누구를 본 따서 쓴 것은 아니죠. 또 일본사람은 황국사관, 그래서 모리로부터 시작해서 후이즈미에 이르는 소위 황국, 그런 역사관으로 일본의 역사를 보고 세계역사의 꿈을 꾼다, 그런 입장도 있고, 또 민족사관, 그런 입장도 있는 건 사실이에요. 외래사관이지만 유물론적 그런 사관도 있을 수가 있지만, 선생님이 한국역사를 보는 사관은, 「씨의 소리」 책에서 늘 선생님이 주장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일반 민중, 일반사람들, 한국백성들, 그 백성을 놓고 역사를 풀자, 또 다시 생각하면 이 백성이 얼마나 역사 속에서 고생을 했는가? 그걸 중심으로 역사를 엮어가자, 선생님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 민중, 씨, 그 속에서 여러 지도자가 민중의 편에 서서 살다 다 불행하게 됐지만, 인물들 아니냐? 거기에 선생님은 관심이 많으시기 때문에 역사를 보면서, 왜 정신이 이렇게 차차 죽어가냐? 반만년의 역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웅장한 게 있었는데, 점점 지도자라는 게 볼품없이 돼 가지고 차차 너절한 역사가 됐다, 예를 들면 고려가 망한 다음 한심한 인간들이 나와서 고려조 정신이 흔들리니까 망하게 되는데, 그래도 고려는 망하지만 최 영 장군이라든가 이런 사람은 그래도 씨을 위해 산 인물 아니냐? 또 정몽주 같은 그런 이는 산사람 아니냐? 고려는 망해도 정의는 망하지 않는다, 역시 정몽주는 남는 것이다, 우리 역사를 보면서 그런 편에 서니까 이성계, 저는 뭐냐? 그는 실패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


ꡒ요새는 정신이 혼미하다…ꡓ


  요새도 ꡒ박대통령은 위대한 일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ꡓ 이번에도 5․16 기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던데, 그것은 역사가 잘못 풀이된 것 아니냐? 그런 분을 역사에 위대한 인물이라, 그러면 이 한국의 역사에는 정신이 없는거 아니냐? 왜? 그는 총칼로 권력을 뺏은 사람입니다. 민주주의 하는 사람들이 잘 두고 봐도 잘못했다, 그렇게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은, 민주주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힘이 좀 모자라서 허덕거리면 좀 도와주거나 하지, 타고 눌러서 쿠테타를 하고, 권력을 장악하고 그게 뭐 잘한 일이냐? 요새는 정신이 혼미해가지고요, 누가 잘한건지 모른대요. 이 정권이 그래요.

  그래서 선생님이 계시면은 아마 김대중 대통령보고도 ꡒ당신 정신나간거 아니냐?ꡓ 이렇게 따질 겁니다. 왜 그런가 하면은 역사의 흐름 속에 인권이고 뭐고, 사회가 안정이 있어야 경제가 발전이 있으니까 ꡒ떠들지를 말아요ꡓ 이렇게 하고 경제건설을 하는 한 흐름이 있다고 하면은 거기서 ꡒ안됩니다. 민주주의를 해야합니다. 헌법에도 그렇게 명시돼 있습니다ꡓ. 이렇게 주장하는 세력이 있어서 매도 맞고 감옥에도 가고 이러더라도 계속 ꡒ민주주의를 해야 됩니다.ꡓ 이런 세력이 있어서 오늘 한국이 된 거 아닙니까?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도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던 것이고, 그런 그분이 대통령이 되더니 아주 딴 사람이 됐더라고요. 민주주의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그리고 그저 자기 자신의 일에만 관심이 많고, 요다음에 어떻게 되는가라는 그런거나 관심이 있지, 계속 ꡒ박정희 장군의 5․16 군사 쿠데타는 역사에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ꡓ 이 주장에 살아있어야 이 민족이 살겠는데, 이게 뭐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게 이 현실이 굴러가니까, 우리야 얼마 살다 가면 되겠지만, 뒤에 남아서 살아야 할 사람들이 정신적 가치가 흔들리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니 그분이 대구에 와서 신현확씨를 비롯해 대구 경북의 유지들을 모아놓고 ꡒ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국민에게 자존심을 심어준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ꡓ 그렇게 말하면 민주화니 이런 거는 설자리가 없는거 아니예요? 그이가 훌륭하면 그분 뜻대로 해야지, 뭐 타도해야 된다, 그건 또 언제고 말이야. 이미 끝난 시대의 인물들을 대거 등용을 시켜서 일을 시킨다든가, 그것은 잘못된 거라고 생각을 하지요. 다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들이겠지만, 그래도 김대중 대통령의 정권하에서 김종필씨가 국무총리를 한다든지, 또는 박준규씨가 국회의장을 한다든지, 이만섭씨가 그의 당에 총재권한대행을 한다든지, 그러면 안되지요. 그러면 망한 거지요. 그렇게 하고 요다음에 바라볼게 뭐 있어요. 그리고 국민의 정신위생을 위해서 뭘 분명히 해야지, 요새는 또 대북관계에 있어서도 원칙이 뭔지도, 동족을 도와주는 사랑이라든가, 그런 거는 또 거기 따라서 있어야지, 원칙을 다 포기하고 이북을 상대하니까 공산당 치하에 살다가 ꡒ야, 이거 못살겠다ꡓ, 그러고 38선을 넘어온 사람들은 이 꼴이 뭐냐? 또 그 후에 탄압을 겪다 못해서 넘어온, 이를테면 탈북자라든가 말이에요. 고생고생을 해서 대한민국에 왔다가 그 사람들이 또 뭐냐 말이에요. 아주 가치에 굉장한 혼란이 생겨서 그 사람들을 이제 오지 말라고 하는 체제가 아니고, 오라고 「언제나 대한민국은 당신네를 환영하니까, 오시오」 그랬는데 말이예요. 온 사람들이 발붙일 곳이 없다든가, 그저 황장엽씨 같은 사람이 안 왔으면 좋을걸 왔다든가, 이런 현실은 이게 잘못된 겁니다. 그러니까 그것도 요새는 굉장히 고통스러워요. 북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사랑해서는 남북통일 못합니다. 그런 주장이지요. 그렇게 절분절분 주고 말이에요. 또 그리고 「분단을 넘어 …」 그런거 같지만, 내용이 분단을 넘는게 아닙니다. 통일을 향해가는 게 아니예요. 그저 이렇게 사는거지요. 그러니까 ꡒ아, 이거참 … 위기가 왔구나,ꡓ 이럴 때 함선생님 계시면 또 민중의 입장에서 몇 말씀하실 겁니다. 그런데 안계시니까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나라도 몇 마디 하긴 하지만 그러나 요새 신문이 내주지도 않아요.


ꡒ우리가 이래서 되겠습니까?ꡓ


  될 수 있는대로 현 정권이 하는 것을 칭찬하고, ꡒ잘한다ꡓ하는 것만 내 줄려고 그러지, ꡒ우리가 이래서 되겠습니까?ꡓ 이러는 거는 될 수 있는대로 안내요 그런데 대구에 「영남일보」라는 신문이 있는데, 몇 해째 매주일 냅니다. 대구사람은 또 별난데가 있더라고요. 열심히 내는데, 무슨 소리를 해도 냅니다. 그걸 대구 근방에서 읽은 사람은 늘 나를 만나면 얘기를 하죠, 그런걸 읽었다고, ꡒ생각을 다 바로 잡아야 될텐데, 이래서 되겠습니까?ꡓ

  정치는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거고, 통일은 안됩니다. 왜? 김대중 대통령 자신도 통일을 작년 6월에 남북공동성명 발표하고 돌아와서 ꡒ통일은 30년 걸립니다ꡓ 그랬어요. 북의 김정일 위원장은 그거 끝나고 나서 ꡒ앞으로 40년은 걸립니다ꡓ 이랬어요.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통일을 30년, 40년 뒤로 한다면은요 우리 시대는 통일 안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누굴 위해서 하는 거예요? 이 시대에 해치울 건 해 치워야지 말이에요. 하지 않고 끌면 벌써 21세기에 접어들었는데, 함선생님이 가지셨던 민족을 향한 꿈, 그런 게 있지 않아요? 그분은 아까 말씀드린대로 늘 민중의 입장, 씨의 입장에서 보니까, 역시 이 역사에 남을 인물은 정몽주 아니냐? 선생님 쓰신 책에도 그런 논조로 나와 있지 않아요?

  이성계 일파가 위화도에서 회군하고, 요새말로 하자면은 군사 쿠테타에 성공하고, 새로운 왕조를 만든다, 그럴 적에 대부분의 고려조의 인간들, 벼슬나부라기나 하던 친구들은 다 와 붙었지요. 그렇지만 ꡒ아니다ꡓ 이러고 있는 사람 중에 ꡒ야, 정말 우리가 끌어와야 할 인물이 있는 거 아니냐?ꡓ하는 이성계의 그런 발언에는, ꡒ그러면 누가 그런 인물인가 알아봅시다ꡓ 그걸 몰라서 알아보는 건 아니겠지만, 요새말로 하면 여론조사를 하니까 다 백성이 입을 모아 ꡒ정몽주, 그 어른이 대학자시요, 대 경세가요, 정말 백성의 존경을 한 몸에 모아가지고 계신 그런 어른입니다.ꡓ ꡒ그래? 그이 좀 우리 편에 끌어들일 수 없나?ꡓ 그거는 얕은 생각의 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거지요. 그래서 이성계가 아들 이방원이를 시켜서 정몽주 선생에게 시조 한 수를 띄우지 않습니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서 백년까지 누리과저


  그게 어디 만수산에 관한 시조입니까? 그게 어디 칡넝쿨에 관한 시조입니까? 요새 말로 풀어서 말해보자면, ꡒ정선생, 왜 그러세요. 뭐 충신은 불사이군, 그거 다 옛날 도덕이고요. 요새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우리 저 만수산에 칡넝쿨이 서로 얽히듯이, 손잡고 한평생 재미보며 삽시다. 너무 그러지 마시오ꡓ 말하자면 초대의 글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오세요 큰 감투드리는거 어렵습니까? 오세요, 그러면 만일에 정몽주라고 하는 이가 한국인의 얼을 간직한 그런 인물이 아니었으면, 늘 감투에만 연연한 그런 사람이었다면 그런 초대장을 받고 가만있겠습니까? 빨리 가야지요. ꡒ그렇지 않아도 무슨 연락이 있을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곧 가겠습니다.ꡓ 영어로 ꡒI am comingꡓ 그러고 그 어른이 가면, 여러분, 저 양화대교를 강남에서 강북으로 건너와서 육지에 닿고 왼쪽 저 만큼에 정몽주 선생의 동상이 있는 것을 본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 동상을 바라보면서 모든 한국 사람이 ꡒ아, 멋있는 선배다, 위대한 한국인이다,ꡓ 이 민족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 여러분과 내가 잘 읊조리는 그 어른의 마지막 시조 한 수,

  「이 몸이 죽고 죽어 일 백번 고쳐죽어」 결론이 뭡니까?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 있으랴」 그랬기 때문에, ꡒ아니오!ꡓ했기 때문에 설사 정몽주라고 하는 이는 선죽교에서 칼을 맞았건, 몽둥이로 맞았건, 피를 철철 흘리며 이 세상을 떠났다하더라도, 이 민족의 가슴속에 뭔가를 남겨 줬다 그 말입니다. 한국인이 이런 거다, 그러니까 선생님은 역사를 보실 때, 그런 인물들을 보신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조선조 500년이 썩었지만 말이야. 그래도 사육신(死六臣)이 있어서 이 역사가 산 거다, 그이들이 민중의 가슴속에 있는 정신을 살려준 거다, 그래서 희망이 생긴 민족이다, 성삼문을 비롯해서 사육신이 얼마나 이 민족사에 위대한 사람이냐? 성공과 실패를 문제삼지 않는단 말이에요. 아까도 그런 말씀을 했지만, 실패작이다, 그러나 정신이 살아서 성공한 거지요. 저 수양대군이 저렇게 왕위를 탈취하고, 어려운 말로 찬탈했다고 그러잖아요. 그걸 찬탈을 해가지고, 세조가 되는 과정에, 그래도 이 민족에 정신이 살아 있으니까, 그 정신을 함선생님이 다 지적을 하셨단 말이에요. 이게 민족이 산 민족이다,

그래서 ꡒ아니, 이게 뭐냐? 왕을 몰아내고 제가 왕위에 오르는거 이걸 보고 우리가 가만 있어야하나?ꡓ 그래서 모반 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ꡒ이걸 꺾어야 된다ꡓ, 그 선비들이 ꡒ이건 안된다ꡓ, 선생님께 들은 얘기예요.


  죽는 것 두려워 않는 정신의 역사


  이 성삼문이라는 이는 세조가 왕위를 빼앗고 들어와 앉으니까 그날로 자기 거실에 장식이란 장식은 다 치우고 거적대기 하나를 깔고 자고 일어나면서, ꡒ내가 이제 끝날 날이 머지 않지?ꡓ… 그러면서 사육신도 꿈을 한번 실현해 보려고 했지만, 이 민족은 뭔가 올바르게 되는 게 없어요. 될듯하다가는 안돼요. 될듯하다 안되고 그런 게 정신의 역사에는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김질의 밀고로 실패했습니다. 다 붙잡혔어요. 더러는 자결하고, 성삼문이 잡혀서 고문당합니다. 선생님도 그 장면을 생생하게 말씀을 잘하시니까, 나는 내 평생에 말을 잘하는 이들은 또 글을 못 쓰더라고요. 또 글을 잘 쓰고 하는 이들은 또 말을 못하고 하는데, 선생님은 당대의 명문가로, 당대에 언변의 제일인자 아닙니까? 하늘이 낸 분이죠. ꡒ나도 한번 그렇게 돼 볼까?ꡓ 어림도 없어요. 하늘이 그렇게 내서 그렇게 쓰시는 분이니까, 대단한 분이지요. 그 말이 적용이 될지 모르지만, 천재지요. 그러니까 그 어른이 그 점을 강조하시면서 그 묘사를 하시는데,

  이 성삼문이 고문당하는 자리에 세조 자신이 나와있었다, 사서에 기록이 돼 있는지 모르지만, 많이 회의를 했대요. 좀 같이 일할 수 없나? 대단한 분들인걸 아니까 ꡒ합시다ꡓ 그래도 ꡒ아니오ꡓ야. 계속 하여간 세조가 왕이 됐을 때 단 한번도 세조를 향해서 ꡒ임금님ꡓ 불러본 적이 없대니까. 계속 ꡒ나으리ꡓ 그러니까 죽이고 싶은 거 아닙니까? ꡒ저게 죽고 싶어 저러나?ꡓ 그럴 게 아닙니까? 그러나 대단한 사람들이니까 건드리지 못하고 그냥 뒀는데, 모반이 발각이 나니까 다 붙잡해서 성삼문이 고문을 당하는데요.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도 나옵니다. 쇠꼬치를 숫불에 달구어서 잔등이를 지졌다잖아요. 물고문, 전기고문 암만 있어도요, 아니 시뻘건 쇠꼬챙이로 잔등이를 지지는데, 사람이 보기만해도 기절하겠어요. 그런데 성삼문이 기절 안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조의 부하가 형리인지 모르지만, 고문하는 놈이 잔등이를 지지는데, 그놈 보고 ꡒ야, 식었다, 식었어. 더 달궈가지고 와!ꡓ 그런 정신을 가진 사람이 이 민족의 역사에 있었다는 것을 함선생님이 한국역사를 생각하시면서 정신이 살아있다, 이렇게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거지요.

  성삼문이 ꡒ거열ꡓ 됐습니다. 우차에 매어서 사방으로 찢어 죽이는데, 그러면 형장에 가기까지 행렬이 있을 거 아닙니까? 장례식에는 북에다 헝겊을 씌워서 탁 두드리면은 좀 둔탁한 소리가 나게, 그래야 엄숙한 느낌이 있으니까, 우리도 그런 풍습이 있었나봐요. 성삼문이 형장에 끌려가면서 한마다 남기고 갑니다, 그게 전해져 있습니다.


擊鼓催人命  북소리 덩덩울려 사람목숨 재촉하는데,

回首日欲斜 고개돌려 바라보니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넘어가는데

黃泉無一店 황천길에는 여인숙 하나도 없다고 하니

今夜宿誰家 이 밤에 뉘 집에 묵어 갈건가.


  정신이 살아있는 사람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가 가진 정의감, 그 정신 때문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성삼문! 그가 있어서 이 역사는 산 것이다, 그렇게 선생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것처럼, 그런 어른이 있었으니까, 난 실례되는 말이지만 박정희씨 백을 묶어 놓은들 비교되겠습니까? 민족의 역사에 이 정신을 가르쳐야지요.

  오늘도 이게 뭐예요? 산사람의 역사를 만들려면 정신을 살려야지. 어떻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선생님은 역사에 그걸 찍습니다. ꡒ이 사람이 인물이다!ꡓ 왜? ꡒ그거 실패자 아닙니까?ꡓ, ꡒ실패했어도 인물이다!ꡓ 저 때문에 이민족이 살아있는 것이다, 그걸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니까. 홍경래의 혁명이, 선생님은 혁명이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모든 역사가는 ꡒ홍경래 난ꡓ그러지요, 그러면 홍경래를 선생님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ꡒ그 홍경래가 성공했어야 이 민족이 살걸 말이야. 이게 성공을 못해서 이 민족이 이 꼴이다,ꡓ 왜? 홍경래는 한국인으로서 정신이 살아있던 사람이니까, 살아있는 정신 때문에 선생님 글에도 나오지마는 8도 강산에 다녀보지 않은 서당이 없을 만큼 ꡒ동지는 없는가?ꡓ ꡒ함께 일할 사람이 없는가?ꡓ 이것도 선생님께 들은 얘기지만, 내가 아는 건 전부 선생님께 들은 것 밖에 없어요.(웃음)

  제수이트 교단이라고 있잖아요? 이그나튜스 로욜라라는 사람하고, 프란시스 자비엘이라는 두 사람이 주동이 돼서 만든 가톨릭 교단입니다.  이그나튜스 로욜라가 전쟁에 나갔다가 스페인사람인데, 부상을 당해서 환상을 봤대요. 환상이 뭐냐하면 「지금 이 하나님의 교회가, 천주교지만, 유럽에서 강하고 이런데, 종교개혁이 일어났으니까, ꡒ네가 이걸 어떻게 좀 해야 되지 않아?ꡓ」 그런 그리스도의 환상을 보고, 나이가 30이 넘어서 파리 대학엘 들어갔답니다. 파리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는데, 공부만이 문제가 아니라, ꡒ나하고 같이 일을 할만한 인물이 없냐?ꡓ 그래서 기숙사에서 둘러보니 인물 하나가 눈에 띄는데, 그게 프란시스 자비엘이라는 사람이래요. 똑똑한 사람인데, 암만 얘기해도 안 들어요. 똑똑한 사람이 한 두 마디 하면 ꡒ알았어!ꡓ같이 합시다!ꡓ 이래야 되는데, ꡒ아, 나는 안 해!ꡓ 그러면 로욜라가 ꡒ안됐다, 포기하자ꡓ 그거는 인물이 아닙니다.

  그러면 홍경래가 팔도강산에 서당 안 다닌 곳이 없다하는데, 이 로욜라가 ꡒ안하겠다ꡓ는 자비엘의 기숙사 문밖에 매일 아침 가서, 안하겠다니까. ꡒ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의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ꡓ 단 한마디하고 가는 거야요. 긴 소리도 없고. ꡒ나와ꡓ 이것도 없고, 기숙사 문밖에 서서 얼마나 가슴속에 정열이 있으면 친구가 안하겠다는데 말이야 ꡒ싫으면 그만둬!ꡓ 이게 보통사람이지 말이야, 매일 아침 가서 ꡒ사람이 온천하를 얻고도 …ꡓ 처음에는 ꡒ저거 미친놈 아니야? 왜 매일같이 와서 성경구절 한마디하고는 가는가ꡓ 그런데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라, 몇 달, 일년이 가고, 그러니까 자비엘도 마음속에 느낌이 있어서, 같이 손잡고 「소사이어트 오브 지저스, (Society of Jesus)」, 이걸 조직해서 서강대학교 세우고, 일본의 상지대학교 세우고, 교육에 굉장한 용기있는 교단아닙니까? 

  우리 홍경래도 청년으로 있을 때 나라가 잘못돼서 이 꼴이 된 거다, 나라가 잘못돼서 혁명이 성공을 못했어요. 그러니 역사의 인물들을 이렇게 잡아서 정신을 살려주십니다. 그러니까 이병도로부터 시작해서 한국 통사, 한국 역사 쓴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통사도 이 통한다는 통(通)자 하고, 박은식씨 한국 통사, 가슴 아프다는 통사(痛史)가 있으니까 같은 게 아니예요. 그런데 한국 역사책을 열 권이고 백 권이고 보세요. 정신이 살아 있는 것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이걸 읽으면 한국인이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거야요. 그러고 어떤 인물이 우리의 지도자인가 알게 돼 있어요.

  한국에 괜히 태어나서 이래가지고, 그런 생각밖에 안주는 이는 스승이 아닙니다. ꡒ너 한국 태어난 거 잘 된거야.ꡓ 왜? 이 민족이 우스운 민족이 아니야. 이게 굉장한 정신이 살아있는 민족인데, 그러니까 함선생님은 일제하에서 일본에 저항하신 거지요.


ꡒ나는 예수 이름으로 구원받은 사람이야ꡓ


  일본에서 무교회 신앙을 받아오셨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또 싫어하는 이들이 많았어요. 무교회 그러면 ꡒ저 사람은 하나님의 교회를 무시하는 사람 아니냐?ꡓ 그렇지만 선생님은 무교회고 유교회고 그게 문제입니까?

  한번은 우리에게 이런 얘기 하셨어요.

  선생님의 사상이 뒤에 많이 변했다, 그런 말이 있을 때, ꡒ나보고 여러 소리하는데, 내가 그래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원을 받은 사람인데 무슨 소리야?ꡓ하고 우리보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ꡒ나는 예수 이름으로 구원받은 사람이야ꡓ 다 훌륭한 생각, 훌륭한 뜻, 훌륭한 정신이 있으면 그걸 다 먹어야 예수의 이름으로 구원받은 사람이 사는 거지. 자기만 잘난 줄 알고 돌아앉아서 그 밥만 먹으면 사람구실 못한다, 그 얼마나 우리 교회에 참신한 바람을 일으켰나 그 말이야. 아까 김성수 박사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함석헌 선생님이 안 계시면 여기 아마 졸자들 많습니다.(웃음) 자기 교파 밖에 모르고 딴 소리하는 놈 다 잡아 죽여라, 이럴 사람들이 함선생님을 만나서 생각을 크게 가져야겠다, 종교라는건 그렇게 편협한게 아니로구나, 그걸 이론으로 캐는 것이 아니라, 그 어른을 볼 때 「야, 저분은 우뚝 선 분이로구나!」

  오늘 대구의 날씨도 덥고, 하지만 「함석헌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 강연회」가 열리니 나오시오. 열성적으로 하겠어요. 그러나 함선생님은 그런걸 문제 안삼아요.

  아니, 왔으면 오고 싫으면 말고, 없으면 안 하는 거고 그러는 거지. 그게 멋있단 말이야. 좀 많이 모여야 될텐데. 아니, 많이 모여서 뭐하겠어요? 와글와글해서 뭐가 되겠어요?

  그래도 대구 YMCA는 정신이 살아있는 YMCA입니다. 집도 못 고치고 오늘도 이 꼴이지만 말이에요.(웃음) 너무 순진한 사람들만 모여 가지고, 좀 넣다 뺐다, 이걸 해야 집도 짓겠는데, 그래 늘 이러고 있지만, 그래도 여기 정신이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김성수 박사는 함석헌 선생님께 배워서 함석헌 선생에 관해 영국의 쉐필드대학에서 박사가 돼서 왔다,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ꡒ야, 이거 못하겠다ꡓ 그렇게 생각할 때가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정신적으로 함선생님은 ꡒ야, 시작한걸 해야지 번들번들 그럼 못써! 해!ꡓ 이래서 했을 거 아닙니까?

  좀 편안히 살려면은 권력이 듣기 좋은 말을 해야돼요. 그래야 될 거 아닙니까? 우리처럼 ꡒ아,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사상도 의심스러워요.ꡓ 이 따위 소리를 하니까 좋아하겠어요? ꡒ 북쪽의 김정일 위원장, 남쪽의 김대중 대통령 다 통일에 진심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ꡓ 그러니 좋아하겠어요?


  이 민족의 가슴에 불어 넣어준 정기


  진심이 있는 사람들이 이루어내야 할 거 아닙니까? 안창호 선생은 종로 경찰서에 붙잡혀서 젊은 형사들이 심문하면서 ꡒ당신 만일 내보내주면 뭐 할거요?ꡓ 도산 선생이 아무 말씀이 없으니까 일본 검사란 놈이 자기가 넘겨 집어서 ꡒ아니, 내보내주면 또 독립 운동 할거요?ꡓ 도산 선생이 젊은 일본의 검사를 노려보면서 ꡒ나는 밥을 먹어도 대한 독립을 위하여, 잠을 자도 대한 독립을 위하여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이고 앞으로 내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은 그렇게 살 사람이다,ꡓ 딱 이렇게 하니까 일본 놈이 미워도 말이요, ꡒ이 사람, 대단한 사람이로구나!ꡓ 그럴 것 아니겠어요?


  이 나라 역사 속에 함석헌이라는 한 분이 계셔서 이 나라 역사를 이렇게 새롭게 쓰셨기 때문에, 여러분이 정신만 차린다면 우리 민족은 삽니다. 그 뿐 아니라 여러분의 정신이 살아있는 걸 전제하고 간다면 우리 민족도 절대로 한심한 민족이 될 수 없습니다. 그 민족이 어떤 인물을 냈느냐?

  21세기의 이 조국은 새로운 도약을 합니다. 지금 세대는 다 갑니다. 나도 다 가고 새로운 젊은이들이 나옵니다. 이제 종당은 하나님이 다 데려가십니다. 너도 가라, 너도 가! 기억되는 노래에 ꡒ너도가고 나도 가야지ꡓ(웃음) 다 갑니다.

  그래도 남긴 바가 아무도 없습니다. 함석헌의 생애 속에서 이 민족의 가슴에 불어 넣어줄 그 정기가 살아있지요. 경제건설, 그건 누구나 합니다. ꡒ잘했다ꡓ 잘했으면 좋지요. 그렇지만 정신이 살아있어야지요. 5․16군사 혁명이 무슨 소리예요.

  선생님이 ꡒ이게 무슨 꼴이냐? 공약을 했으면 공약대로 해야지,ꡓ 맨 마지막 ꡒ혁명과업이 끝나는 대로 군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겠습니다ꡓ 그걸 바꿔치우고 말이야. 「2․27선서」, 선서했으면 선서한대로 해야지, 일주일동안 있다가 ꡒ나 군복 벗고 나도 대통령후보로 나가겠습니다ꡓ 이말 한 거예요. 경제건설이 잘 됐다고? 잘됐으면 오늘 이렇게 다 자빠지겠어요? 잘된 거 뭐요? 국민의 예지가, 근면이 이만한 경제건설을 한 거지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경제는 그이 아니면 안됐을 것이다」아니, 민주당정권은 못한다는 뭐가 있어요?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 가지고.

  오늘 5․16혁명한 사람들이 잘한 사람이냐? 못한 사람이냐? 그것도 판단을 못하는 이 정권입니까? 전두환, 노태우는 이 나라 역사에 뭔가? 그것도 못 가르치고 말이야. 잡았다 놔주고 그거 뭐요? 잡아가는 사람도 그 사람이 잡아갈만한 자격이 있어요? 김영삼씨가 무슨 자격이 있어요? 그 사람들 덕에 대통령 돼 가지고 어떻게 잡아갑니까? ꡒ호랑이 잡으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ꡓ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대통령 지낸 사람이면 좀 뭘 알아야지. 대통령 때 몰랐으면 그만두고라도 뭘 좀 알아야지.(웃음)

  대통령 그만둔 사람이 현직 대통령을 그렇게 까는 게 어디 있어요? ꡒ아, 그건 난 말 못해요ꡓ 이래야지. 그냥 막연히 ꡒ저 사람 그만 둬야 합니다ꡓ 그 사람이 왜 그만두겠습니까? 임기가 되기도 전에. ꡒ저 사람 돈 얼마 있는지 나 압니다ꡓ 그러더라고요. 그러면 못써요. 나라가 망해요. 뭐가 뭔지 모르는 것 같애.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애요. 왜 IMF가 났는가? 자기는 책임 없대요. 대통령이 책임 없으면 누가 있습니까?

  이거 하나도 바로잡지 못하고 말이야. 옛날에, 중앙정보부가 있는 남산에서 잡아다 치고 물 먹이고 했던 그런 놈들이 다 활보하더라고요.

  이런 나라를 왜 만듭니까? 정리를 해야지. ꡒ너는 틀렸어. 밥이나 먹고 가만 엎드려 있어!ꡓ 이래야지. 그저 쇼만 하려고 그러지요. 진실로 이 민족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이 부정축재자들을 불러야돼요. 불러서 저녁먹이고 다 털어야 돼요.

  ꡒ내가 조사해 보니까 자네 얼마 먹었대. 그거 다 내놔! 내가 교육재단을 하나 해서 대통령 그만두면 그 재단에 이사장 할거야. 다 내놔! 얼마 내 놓을 수 있어?ꡓ 이러면은 안 내놓으면 들어가야 돼요. 이러면 다 내놓고, 제 명예는 지키고,…


  민족의 내일은 희망이 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가 각자가 다 이천몇백억씩 먹었다는데, 그래도 노태우씨는 마음이 착해서 그런지. 계속 바치더라고요. 사돈 가지고 있던 오백억, 무슨 동생이 가지고 있던 삼백억, 많이 냈어요. 전두환씨 냅니까? 내놓은거 없대요. 그이가 지금 밀린 소위 추징금이 얼마인지 내 압니다. 「천팔백구십이억」, 그걸 안내고 사는 세상을 만들면 안됩니다. 무슨 정치적 흥정이겠지요. 그러면 못써요! 그걸 받아내야지요.

  그런데, 망신시키지 않고 받아내는 법도 있어요. 청와대에 저녁한끼 먹이고 ꡒ안내면 골로 간다ꡓ(웃음) 이러면 다 내요. 그건 여러분이 대통령이 됐을 때 해야 할거니까 지금부터 배워둬야 별 소용이 없는지 모르지만, 이 민족의 내일은 희망이 있습니다. 민주주의에 있어 조국이 승리합니다. 도덕에 있어서 이 조국이 앞장을 섭니다. 왜? 종교가 오늘은 멍하고 있지만은요 한국의 종교들이, 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로 도덕적인 사람이 되게 합니다. 나는 그걸 믿어요.

  그 도덕적이 뭐냐? 정직한 사람이 도덕적인 사람이지요. 거짓말 안하는 지도자가 나와야합니다. 거짓말을 왜 그렇게 하십니까? 그러면 그 대답이 ꡒ나는 거짓말은 한 거는 없고 약속을 못 지킨 일은 많습니다ꡓ 그래서 내가 ꡒ비슷한 겁니다ꡓ 그랬어요(웃음)

  그리고 종교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YMCA도 불교집단도 다 분발해서, 또 교회는 철저하게 정직한 사람을 만들어줘야 됩니다. 그 도덕적이란 사람은 하나는 정직한 사람이 남에게 인(仁)을 베풀고 자비를 베풀고, 사랑을 베푸는 능력을 가져야 도덕적입니다. 그건 종교 아니면 못합니다. 대강대강 그러다가 이 꼴이 되는 거야. 정말 진실한 종교가 그 인간을 도덕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줘야 됩니다.

  두고 보세요. 21세기에 머지 않아, 오늘은 ꡒ메이딘 코리아(made in korea)ꡓ라는 제품이 아주 볼 거 없습니다. 여러분 세계시장에 나가 보셨지요. 계속 밀려 있습니다. 「메이딘 잉글랜드」, 「메이딘 프랑스」, 「메이딘 저머니」다 값도 좋고요. 다 대접받았습니다. 「메이딘 코리아」는 「메이딘 저팬」만도 못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제 위대한 지도자들이 여러분들 가운데서, 함석헌 선생님께서 부어주신 그 정신을 가진 지도자들이 나옵니다. 이제 여러분 가운데서 또는 여러분이 품에 안고 키우는 어린 생명들 가운데서 나옵니다. 그이들이 이 조국을 이끌고 나갈 때, 그때는 「메이딘 코리아」는 「메이딘 저팬」이 문제입니까? 「메이딘 U.S.A」를 능가하는 가장 훌륭한 제품이 되는 내일이 있습니다. 그것이 함 선생님께서 한국의 역사를 보시면서 수난의 여왕, 고난의 역사속에서 수난의 여왕, 여왕으로 군림하는 내일이 있다는 걸 길이길이 희망적으로 말씀해 주신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분, 분발하시고 함석헌 선생님이 살고 가신 이 조국 땅에 살고 간다는 우리들 자신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시간이 다 됐으므로, 강연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연세대 명예교수)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