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왜 탄핵을 했나?
<씨알의 소리> 2004년 3-4월호
김 성 수
3월12일 야당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국회에서 가결시켰다. 탄핵전의 여론조사에서 국민 60%이상은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반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당당하고 자랑스럽게?대통령 탄핵을 가결시켰다. 그리고 축배의 샴페인을 들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이념과 역사가 다르다고 믿었던 한민당(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가결에서는 혼연일체, 일심동체가 되었던 것이다. 과연 노대통령이 워터게이트를 일으켰던 닉슨보다 부도덕한 일을 했나? 아니면 클린턴처럼 젊은 여대생과 집무실에서?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일까? 클린턴은 1999년 1월 통과된 혼외정사 위증을 하고서도 탄핵은 모면했는데 말이다.
전두환, 노태우는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80년 봄 정권을 무력으로 찬탈했다. 그런 전노씨는 그 후 문민정부에서 사형선고와 종신형을 받았지만, 임기 중엔 한번도 탄핵의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2/3는 그런 전노씨로부터 많은 수혜를 받고 군부독재정권을 열렬히 지지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오늘 자유민주주의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노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국회에서 탄핵 한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 훤한 대낮에 벌어진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 할 수 있었을까?
첫째, 야당은 씨과 여론을 철저히 무시했다.
야당은 처음부터 씨과 여론을 무시했다. 씨은 직선제로 특권층 아들이 아닌 서민 아들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런 씨을 놓고 홍사덕씨는 ?국민이 바보짓을 해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 대국민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씨은 그런 홍씨를 그대로 두었다. 그러자 홍씨는 탄핵가결 후 탄핵반대문화행사에 나온 씨을 향해 더 큰 화살을 퍼부었다: ?촛불 시위에 나오는 30~40대 분들이 단단한 직장을 가진 분들이라고 보진 않는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 정년)에 속하는 분들께 묻고 싶다. 이력서를 100번, 200번 보내고도 직장을 못 얻은 것이 내가 못난 탓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대통령은 왜 뽑았나?? 하룻강아지 범무서운 줄 모르는 홍씨의 발언은 야당이 씨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집에서 기르는 개도 주인이 밥을 먹여주면 주인을 알아보고 살살 꼬리를 친다. 그래서 ?개도 주인은 알아본다.?라는 속담이 있다. 국회의원의 주인은 씨이다. 씨이 내는 소중한 세금으로 그들은 씨의 심부름을 할뿐이다. 그런데 개도 주인을 알아보건만 밥을 먹여주는 주인인 씨을 무시하고 그것도 부족해 주인이 바보짓을 했다고 짓는다. 주인에게 감사할 줄 모르고 주인을 무는 광견의 운명은 뜨거운 여름, 복날이 오기도전에 벌써 결정된다. 4.15총선에서 광견의 운명은 결정 될 것이다.
탄핵안이 통과된 후 82.9%의 씨은 탄핵소추안 국회통과를 잘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때라도 야당이 겸허하게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후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이 순하디 순한 씨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 대는 사람이 있었다. 민주당의 김경재씨는 탄핵 '여론조작설' 주장했다. 김씨는 “여론조작이 아니고는 이런 수치가 나올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이 내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난 그런 김씨가 한 때 [사상계]의 정치부장으로 일했었다는 것을 믿을 수 가 없었다. 정치를 하면 다 그렇게 되나! 함선생님은 ”정치인들은 항문으로 숨을 쉬어서 숨쉴 때 마다 냄새가 난다“고 하셨다. 김씨를 언행을 보며 난 왜 함선생님 말씀이 자꾸 생각날까?
김씨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이 어리석은 백성들, 우리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표변하는 민심만 보는 백성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참패한다 해도 그걸 안고 가자.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역사의 정도에 서 있다. 국민들은 일시적 감정에 휘말릴 수 있어도 항상 정의의 편에 서 있다." 이 정도면 김씨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어리석은 백성들” 덕에 김씨는 ‘국민의 정부’에서 요직을 지냈다. 이런 자들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이 땅의 씨이 불쌍하다.
씨과 여론을 무시한 한민당의 횡포는 계속 되었다. 한민당은 KBS․MBC 등 방송사를 방문해서 “왜곡보도 하지 말라. 방송이 편파적이다" 고 항의했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전두환 시절에 언론학살의 방안으로 허문도가 주도했던 ‘보도지침’을 방송사가 기자들에게 내릴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으면 사람이 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까지 했다. 누가 언론을 왜곡하는가? 적반하장 아닌가. 카메라가 뚜렷이 그들의 추악한 군상을 비추어도 그들은 안하무인이다. 기자들이 항의를 하니 한나라당 의원은 카메라 앞에서 기자들에게 “싸가지 없는 놈들” 하고 막 욕을 해댄다.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죄의식이 전혀 없는 가련한 존재들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들이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가는 정치인이란다.
한나라당 이강두씨는 "우리는 여기에 약자로서 항의하러 온 것"이라고 발끈했다. 유한열씨도 "예의가 없다"고 가세했다. 불한당들도 예의를 따지나? 홍사덕씨는 "언론이 불안과 혼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홍조가 되어서 이야기한다. 나는 그들의 얼굴에 박정희, 허문도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씨알의 눈과 귀를 막는 것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한민당 지도부는 정말 단세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래서 한민당은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한민당의 방송사 항의방문에서 한 언행에 그 추태의 정수가 나타났다. 즉, 순진하고 가만히 있는 씨을 편파 왜곡 방송이 거리로 내몬다는 것이 한민당의 논리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백성을 친북좌파세력이 조종하고 여당이 선동 동원한 결과 대규모 탄핵 반대집회가 열린다는 것이 그들의 항변이다. 이러한 야당의 작태는 현실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것이고, 평화집회에 참가한 씨의 인격을 모독하는 씻을 수 없는 오류다. 불의한 한국의 후진부패 정치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민주화를 가져온 주체는 언제나 씨이었다. 씨은 어리석지 않으며, 얕잡아 볼 대상도 아니다. 4․19혁명 이래로 87년 민주항쟁까지 우리 현대사가 이러한 씨의 역할을 생생하게 입증하고 있다.
둘째, 야당이 탄핵을 한 이유는 국회의원의 정신, 도덕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야당의원들 중엔 씨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인정하지 못하는 정신적 저능아들이 많다. 그래서 그들은 씨의 뜻하고 정반대되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 탄핵을 씨을 위해서 한 것이라 주장한다. 서민은 실업난, 은행 부채 등으로 등허리가 휘어가고 있는 동안 그들은 수백억 원의 차떼기 뇌물로 자신은 배를 채우고, 국내외에 집도 사고 땅도 산다. 이런 도둑들이 씨을 무시하며 한 탄핵이기 때문에 씨은 이것을 의회 쿠데타라고 하는 것이다. 쿠데타는 박정희 전두환이 그랬듯이 정당성이 없는 경로를 통해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번 탄핵은 결코 정당성이 없다.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있겠지만 탄핵 사유가 될 만한 것은 없다. 더군다나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절대다수의 씨이 탄핵에 반대해 왔다. 그렇지만 야당은 씨의 뜻을 거스르고 자신들만의 이익과 만족을 위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가결시켰다. 이것은 절대 씨과 역사가 용서 못할, 용서해서는 안 될 만행이다.
이번 탄핵안과 같이 야당 스스로 대통령이 사과를 안 한 사유로 탄핵하겠다는 것은, 마치 철부지 어린 아이들이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때 쓰고 투정부리는 소아병적 행위 밖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야당의원은 저능아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설사 대통령의 잘못이 있다고 해도 그에 대해 비판을 통한 견제가 아닌, 탄핵이라는 상식을 무시한 극단적 방법을 쓴 것은 결코 합당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저능아들을 씨의 대표로 더 이상 국회에 둘 수 는 없지 않은가?
셋째, 야당이 탄핵을 한 이유는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 강남구, 서초구 에서만 이회창 후보가 우세했다는 것이 오늘 우리사회의 병든 구조와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희한한 일은 서울 강남의 집값이 강북보다 몇 배는 비싸나 세금은 오히려 서민들이 사는 강북보다 훨씬 싸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부자는 세금을 덜 내고 가난한 서민들은 세금을 더 낸다는 것이다. 상식으로 이성으로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 이 땅에서 아무문제도 없다는 듯이 벌어지고 있다.
10%로 안 되는 기득권자의 편에서 기득권자와 함께 붙어서 90%의 서민을 상대로 이 땅을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무리가 바로 야당이다. 그리고 그 더럽고 추잡한 욕심 많은 야당의 뒤에는 수구 보수 언론이 있다. 전 한나라당 대표 최병렬의 이력을 간략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한나라당, 조선일보, 기득권, 수구세력 연합의 연결고리를 쉽게 볼 수 있다.
1963년 8월 최는 한국일보 기자에서 조선일보 기자로 자리를 바꾼다. 유신시절인 1974년 5월 그는 조선일보 정치부와 사회부 부장을 지낸다. 박정희가 암살당하던 1979년 그는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의 자리에 오르고, 전두환 정권의 전성기인 1980년 11월부터 1985년 1월까지 그는 조선일보 편집국 국장을 지낸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그는 전두환의 하수인으로 민정당 제12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정계에 입문한다. 노태우정권 시절인 1988년 2월부터 1988년 12월까지 그는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다. 1988년 12월부터 1992년 6월까지 그는 노태우 정권하에서, 문화공보부, 공보처, 노동부 장관 등 두루 요직을 지낸다.
이렇게 전두환 노태우 군사파쇼 정권하에서 요직을 지낸 최씨에게 자유민주주의나 목에 힘을 주지 않는 탈 권위적인 대통령은 생소한 개념일 것이다. 민주주의 훈련이 부족한 것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씨의 별칭은 독재자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최틀러였다. 당내에서 자신의 전권을 마구 휘두른다 해서, 그나마 제대로 먹히지도 않는 그런 방식으로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후문이다. 이렇게 독재 시절에는 찍 소리 못하던 그이가 정의감에 불타서 탄핵을 하려면 전두환 노태우를 했어야지 하지 않았을까? 이것이 똥뭍은 개가 재뭍은 개 욕하는 격이고 자기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의 티만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보수기득권세력이 자신들의 이권이 잠식되는 걸 두려워해서 (그것은 곧 서민 생활의 향상이다) 탈 권위적인 대통령을 일반 씨에게 나쁘게 비쳐지도록 하기 위해서 보수언론을 이용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수백억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았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정치자금을 특검하자고 하는 적반하장의 욕심을 앞세운 무논리가 판을 치는 것이다.
기득권세력은 정치경제의 독점뿐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독점하고 있고 그래서 과거역사청산작업에도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기득권세력은 친일파청산을 가로막는다는 말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해 8월26일자에서 ?친일청산 문제가 한국에 반세기 이상 중요사항으로 남아 있는 것은, 오늘날 한국의 법조계․정계․재계․예술계 등 모든 분야의 많은 엘리트들이 일제 부역자들의 후손들이거나 또 친일유산에서 직․간접적인 혜택을 계속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번 국회에서?일제 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이 1949년 반민특위 와해 이후 55년만에 우여곡절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특별법 통과엔 독립군의 손녀인 여당 김희선의원의 활약이 누구보다 컸다. 그런데 이 법을 통과시키는데 특히 발목을 잡고 그것도 모자라 친일파들에게 불리한 모든 조항을 전부 고친 이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들로 국회 법사위의 한나라당 의원 최연희씨와 김용균씨다. MBC PD수첩, '친일파는 살아있다'편을 보면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에 ?경고 및 프로그램 관계자 경고?를 결정하였고 최진용PD는 결국 쫓겨났다) 최연희와 김용균의 아버지는 모두 일제시대 면장을 지냈다. 그러나 김씨는 처음에 자신의 아버지를 ‘독립유공자’로 표현했다. 최연희 아버지 최상찬은 1920부터 1927년 사이에, 김용균 아버지 김명수는 1935년부터 1945년 사이에 면장을 지낸 지역의 부호들이었다. 면장은 실무영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친일파들이었다. 난 이 프로그램 중 독립군 손녀인 김희선 의원이 친일파 아들인 국회 법사위 위원장 김용균에게 ‘위원장님’ 하며 특별법이 통과 될 수 있도록 사정을 하며 따라갈 수밖에 없는 처절한 장면을 보았다. 이때 든 생각은, “한국은 진정 일본으로부터 독립이 된 것인가?” 하는 분노를 넘어선 회의감과 솟아오르는 절망감 이었다.
이 특별법은 국회통과를 못시키고 반년 넘게 끌어온 것이다. 작년 통과를 못시키게 발의에 서명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조순형, 박관용, 박근혜, 홍사덕 등)이 있고 그 숫자는 아래와 같다.
- 한나라당 100명(총149명)
- 민주당 3명(총101명)
- 자민련 9명(총10명)
- 기타 3명
이를 이번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가한 의원수와 비교해 보자.
- 한나라당 129명(총144명)
- 민주당 53명(총62명)
- 자민련 8명
- 기타 5명 (출처, 이상민, ?친일파는 살아있다?: http://www.truthfinder.go.kr/freebbs/view.php?f_seq=4304)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친일파청산 특별법 국회통과는 반대하고, 반면에 대통령 탄핵은 가결 시켰다는 것이다. 이것은 친일세력=보수세력=반민주세력=기득권세력(친보반기)이라는 공식을 선명히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이것은 오늘 한국이 역사청산을 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상황을 극명히 보여 준다. 이것이 이 땅의 가장 큰 문제이고 민주주의 정착에 가장 큰 걸림돌인 것이다.
넷째, 야당은 개혁가인 노대통령을 싫어했기 때문에 탄핵을 가결했다.
이렇게 친일, 보수, 반민주, 기득권(친보반기)세력이 상고출신의 빽 없고, 권위의식이 없는 개혁세력인 노대통령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이 친보반기 세력이 생각하는 대통령의 죄로서는 대통령이 너무 솔직담백하다는 것이다. 박정희나 전두환처럼 노대통령은 밀실정치, 비밀정치를 하지 않고, 나라사정을 숨김없이 그대로 씨알에게 알렸다는 것이 친보반기 세력의 눈에 가시와 같이 거슬렸던 것이다. 그러나 원래 투명한 정치, 개방된 정치는 부패를 방지하는 민주정치의 기본원칙이고 지극히 당연한 정도이다.
박정희 전두환을 그리워하는 친보반기 세력의 특징은 뭐든지 밀실에서 남몰래 하고 이상야릇한 국가보안 정보망을 설계해서 자기들끼리 만의 기득권을 지키고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남이가? 영도다리에 빠져죽자“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모든 권력의 주체인 대다수 씨에게는 국가 돌아가는 사정과 형편을 모조리 숨긴다.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쥐도 새도 모르게 나온 것이 ”7.4남북 공동성명이고“ 지금에야 밝혀진 ”실미도사건“ 이다. 이렇게 몇 십 년을 군사독재정권과 함께 해온 것을 대통령이 다 공개하니 친보반기 세력들은 자기들만의 특권처럼 여겨오던 신속한 정보와 뇌물, 그리고 독점권을 이용해 취할 수 이득을 뺏겼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을 압박하고 결국 그를 탄핵 시켰던 것이다.
깨어있는 씨이라야 산다.
우리국민은 권위주의에 너무나 익숙한 국민 같다. 그렇게 권위주의 군사독재정권에 몇 십 년을 시달렸으면서도 탈 권위적인 지도자를 존경하지 않고 오히려 우습게보고 멸시한다. 심지어 서민들 중에서 조차 말이다. 역사의 교훈을 우습게보고 멸시하는 씨은 그 역사로부터 조롱과 멸시를 당할 수밖에 없다. 조금만 역사를 배우고 근 현대사에 대해서 지식이 있는 씨은 독재자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부 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의원이 23일 한나라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된데 대해 미국 AP, 프랑스AFP 등 외신들은 `독재자 의 딸'이 제1야당 지도자가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AP는 "한국의 제1야당이 여론의 지탄을 받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의 운명을 되살리기 위해 전 독재자의 딸을 대표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AFP는 `한국의 야당이 독재자의 딸을 지도자로 선택했다'는 제목 의 기사에서 "내달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제1야당이 전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딸을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읽으며 나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80년대에 서방언론이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는 것과 같다”고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인권 탄압에 최종길교수, 장준하씨 등 수많은 이 땅의 양심적 지성인들이 의문사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아직까지 국가로부터 진상규명과 배상, 명예회복을 못 받고 있는 현실에서, ‘독재자의 딸’이 제1야당 당수로 뽑히는 풍토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이유로 그 후광(?)을 업고 제 1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이 나라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북한이 김일성에 대해 했듯이 남한의 보수언론, 정치인, 법조인, 학자들은 1979년 10.26이후 20년 이상 박정희 우상화작업을 했고, 다시 박정희를 이용하려는 친보반기 세력에 의해 박정희는 계속 우상화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많은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생병신을 만들어도 존경하는 사람이 있으니! 일본군장교를 지내다, 남로당활동을 하고, 친구와 조직을 배신해서 목숨을 건지고, 군사쿠데타로 반공을 국시삼아 이 땅에 군사독재 문화와 지역감정병을 심어준 그가 그리도 위대한가?
박정희가 고생해서 경제를 살렸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생하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 전태일형, 누이들이 경제를 살렸다. 친보반기 세력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 형, 누이들을 눌러 타고 착취했을 뿐이다. 지금 국회의원 대부분은 그 세력의 자손들로 부와 권력의 대물림을 하고 있다. 항상 어느 정권하에서나 그 세력은 자기들이 단단하게 쌓아놓은 철벽과 같은 기득권을 유지 하면서 잘 먹고 잘살고 있다. 그들은 군사독재에 기생하고 그래서 자기 기득권은 계속유지 할 수 있었다. 그리고도 경제를 일으켰다고? 박정희 전두환을 존경한다는 것은 인간을 죽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도 용서되고 합리화 된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김근태 의원을 비롯한 수많은 민주인사를 고문 지시한 공안검사 출신 정형근씨는 지금도 당당하다.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이도 어느 지역에서 한나라당으로 나오면 당선된다는 말이 돌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유가 넘치고 씨의 분노와 절규엔 아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들의 눈엔 이런 씨의 소리가 그저 ‘실업자들의 푸념’으로 들리고 ‘좌익불순세력의 혼란조장’ 으로만 보인다. 아무리 수백억 수천억을 차떼기로 해먹어도 그들에 대한 일부 국민의 짝사랑과 일편단심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이 깨어야 한다. 깨어있는 씨이라야만 다가오는 이 역사의 풍랑을 용맹스럽고 슬기롭게 헤쳐나 갈 수 있다. 4.15총선 파이팅!!! (『함석헌 평전』 지은이)